1. 영화 소개 (역사적 배경, 감독, 배우)
영화 “자산어보”는 조선 순조 1년 (1801년), 천주교 탄압사건인 신유박해로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의 이야기입니다.
신유박해:16세기경부터 전래된 천주교는 인간 평등, 내세 사상, 제사 무시 등으로 인해 정부의 탄압을 심하게 받았습니다. 정조가 죽고 나이 어린 순조가 즉위하자, 집권파인 노론은 반대파인 소론과 남인 중 천주교 신자가 많다며 대대적으로 천주교 신자들을 탄압했습니다. 또 천주교 신자 100여명이 처형되고 400여명이 유배되었습니다. 노론은 이 사건을 계기로 반대파를 확실히 제거했습니다.
자산어보(玆山魚譜)는 조선 시대 후기 순조 14년(1814) 정약용의 형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이 저술한 해양생물학・수산학 서적입니다.
3권 1책으로, 흑산도 근처에 분포하는 200여 종의 물고기와 바다 생물을 수록했습니다. 정약전 자필의 원본은 현존하지 않고 필사본은 여러 곳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의 유배지였던 흑산도(현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연안 어족(魚族)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어보(魚譜)로서, '흑산어보'가 아니라 '자산어보'라 한 까닭은 '흑산'의 '검을 흑(黑)' 자에 나쁜 의미가 있으므로 피했다고 합니다. 이외에 '현산어보'로도 전합니다.
신유박해로 막내 정약종은 참수되고, 둘째 정약용은 강진으로, 첫쩨 정약전은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되면서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며,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 황산벌, 사도, 동주 등 대중성과 작품성, 흥행 등을 모두 잡은 작품들을 펴내며,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감독입니다.
배우 설경구가 정약전을, 배우 변요한이 정약전의 제자인 창대를, 배우 이정은은 유배지에서의 정약전의 상대역인 가거댁을 맡아 연기하였습니다. 배우 민도희는 창대의 어린시절 친구이자 배우자 봉례로, 차순배, 강기영, 동방우, 정진영, 김의성, 방은진, 류승룡, 조우진, 최원영, 윤경호 배우 등이 출연합니다.
2. 영화 줄거리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 호기심 많은 그는 그 곳에서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합니다. 바다를 훤히 알고 있는 어부 ‘창대’의 물고기 지식과 자신의 지식을 바꾸기로 하며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시작되고, 자산 어보는 천천히 채워져 갑니다.
그러던 중 세월은 흘러 정약전은 가거댁과 가정을 꾸리게 되고, 창대는 봉례와 혼례를 치루게 됩니다.
창대는 스승으로부터 학문을 배울수록 출세의 꿈을 키우게 되고, 이를 경계하라는 스승 정약전의 우려를 뒤로하고, 흑산도를 방문한 아버지를 따라 과거를 보러 떠났습니다. 과거에 합격해 작은 벼슬길에 오르게 되고, 그곳에서 아전 들의 횡포와 고을 수령, 그리고 아버지의 모습에 환멸을 느껐습니다.
정약전과 가거댁은 아이들과 함께 우이도로 이주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책을 쓰다 결국 생을 마감합니다. 창대는 자신이 돌아오기 만을 기다리며 어류도감과 자산어보를 집필했던 스승을 생각하며 눈믈을 흘립니다.
아내 봉례와 우이도로 문상을 가게 되고, 다녀오는 길 배안에서 창대가 꿈꾸던 세상과 정약전이 꿈꾸던 세상이 결국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평소 정약전이 흑산도가 아닌 자산도라 부르는 섬을 바라보고 있고, 영화는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며 끝을 냅니다.
3. 영화 총평
조선시대 사대부와 어부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만큼 정약전은 신분을 따지지 않는 상당히 깨인 사람이었고 또한 모든 학문이 열려 있는 사람이었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가르침을 제대로 받고자 노력한 창대라는 인물도 매우 정신적으로 깨어 있는 인물입니다.
영화 '자산어보'는 강진에 유배된 동생 정약용이 후대에 길이 남을 책인 목민심서를 집필할 때도 반드시 물어봤을 정도로 정약전은 지식인이었으며, 이를 연기하기에 배우 설경구의 연기는 충분했습니다.
정약전의 아내역 가거댁을 연기한 배우 김은정의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연기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컬러가 아닌 흑백의 수묵화 같은 느낌은 영화 내용과 배경이 잘 어울리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탁월함이 있습니다.